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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예산> 2011년 10월호 '밑빠진독' ]
군납비리, 지겨운 재방송
최승우(좋은예산센터 상임활동가)
최근 군(軍)이 시중에서 1만 원이면 살 수 있는 4기가바이트(GB) 용량의 컴퓨터 보조기억장치(USB)를 95만 원에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 국민들을 기함하게 했다. 이 군용 USB는 영하 32도부터 영상 50도까지의 기온 변화 및 강한 충격과 진동을 견딜 수 있는 ‘특수한’ 제품이라는 이유로 시중가의 거의 100배에 달하는 초고가로 납품된 것이다. 얼핏 그럴듯하다. 시판 제품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엄청난 내구성을 갖췄는가 보다 생각할 만도 하다.
그런데 실상을 알고 보면 완전 ‘코미디’다. 1만 원짜리 시판 USB도 영하 30도부터 영상 60도까지의 기온 변화를 문제없이 견뎌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성능에는 아무 차이가 없는 제품을 1~2배도 아니고 100배나 비싸게 샀다니 ‘바보’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다. 군도 이 사실을 인정하고, 앞으로는 그냥 상용 USB를 쓰기로 했다. 하지만 이미 95만 원짜리 ‘특수’ USB는 660개나 납품된 상황이란다. 너무 어이가 없다 보니 오히려 ‘큰 웃음’을 선사받은 느낌이다. 더 큰 문제는 군이 국민에게 비슷한 웃음거리를 너무 오랫동안, 게다가 너무 자주 선사해왔다는 사실이다. 기억을 되살려가며 확인해보자.
- 오리콘 대공포, 두 번이나 납품업자에게 사기 당해
1993년 백두사업(통신감청용 정찰기 도입사업) 추진과정에서 여성 로비스트 린다 김이 군 장성에게서 군사기밀을 빼낸 후 린다 김을 고용한 미국 업체가 사업자로 선정된 사건이 발생했다. 일명 ‘린다 김 사건’은 2000년 뒤늦게 전모가 밝혀져 관련자 7명이 구속된다. 1996년 국방부 조달본부 소속 현역 군인과 군무원이 4개 대형 방산업체로부터 금품을 받다 적발된 사건도 있었다. 1999년에는 율곡사업(전력증강계획) 진행중 방산업체로부터 수십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이종구, 이상훈 전 국방부 장관과 김철우 전 해군 참모총장, 한주석 전 공군 참모총장이 구속된 이른바 ‘율곡비리’ 사건이 발생했다. 2003년 어뢰공격 회피장비, 아파치헬기 관련 방산업체의 뇌물을 받은 이원형 전 국방품질관리소장 등이 구속됐다. 2009년에는 K-9 자주포 부품과 고속정 납품 관련 비리사건이 발생하여 군수업체 전․현직 간부들이 구속된 일도 있었다. 최근 2010년에도 납품단가를 조작해 수백억 원을 편취한 혐의로 군납업체 대표가 기소되는 등 방산비리 사건은 끊이지 않고 발생해왔다. 아마 지금도 어디선가 유사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도 과장이라고 치부할 수 없을 지경이다.
방산비리의 놀라운 생명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건 중 하나가 ‘오리콘 대공포 사건’이다. 오리콘 대공포는 스위스제 35mm 쌍열포로 1975년 청와대와 수도권 방어를 위해 GDF-001 모델 36문을 들여왔다. 오리콘 대공포는 사격통제 레이더와 컴퓨터를 탑재해 적기를 자동으로 추적할 수 있으며, 적기의 예상위치와 시간까지 고려해 최적의 타이밍에 사격을 하는 등 완전 자동화된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우리나라에 도입될 당시 가장 우수한 대공포로 인정받았으며, 1990년대 말 사격통제 레이더와 컴퓨터를 교체하는 ‘오리콘 사격통제장비 성능개량사업’을 거쳐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오리콘 사격통제장비 성능개량에 545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었는데, 담당업체가 서류를 조작해 12억 원을 과다 청구한 사실이 2001년 감사원에 적발되고, 당시 국방부 이원형 획득정책관이 1억3천만 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도 밝혀졌다. 2001년 국정감사에서는 이 사업으로 성능이 개량되었다고 한 오리콘 대공포의 목표물 추적성능이 오히려 떨어졌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54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성능향상은 고사하고, 제 기능도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오리콘 대공포 관련 비리사건이 또 발생했다. 납품업체인 N사 안 모 대표가 1998~2004년 6차례에 걸쳐 무기제작 경험이 없고 열처리 등의 시설조차 갖추지 않은 부산의 Y업체에 폐기된 포 몸통과 원자재, 폐기된 포 몸통으로 역설계한 도면을 건네주고 포 몸통 79개(48억8천만 원어치)를 만들게 한 뒤 국방부에 위장 납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N사는 불량 대공포 몸통을 일반물자인 것처럼 홍콩 등으로 반출했다가 정상수입품인 것처럼 수입면장 등을 위조해 미국 T사 명의로 오리콘 대공포 제작회사인 스위스 콘트라베스가 만든 규격제품을 수입하는 것처럼 위조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렇게 제작된 오리콘 대공포의 성능은 어떨까?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 실험 결과, N사가 납품한 포 몸통은 열처리를 하지 않아 강도가 떨어져 조기 손상이 발생하는 불량품으로 드러났다. 79개 가운데 6개가 훈련사격 시 균열되거나 파손됐고, 2011년 3월 충남의 한 사격장에서 정상의 1/6 수준인 800발 사격에 포 몸통이 두 동강이 나 회수된 사고가 발생했다.
오리콘 대공포와 관련해서만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악덕 납품업자들에게 대한민국 정부가 사기를 당한 것이다. 차라리 이 대공포가 유독 재수가 없어서 그런 것이라고 믿고 싶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쏘다가 두 동강이 나는 불량 오리콘 대공포 몸통을 납품해 수십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군납업체 N사는 2010년 이 대공포의 핵심부품인 레이더에 관해서도 20억6천만 원의 납품계약을 체결했는데, 문제는 N사가 국방부에 발전설비 등을 납품하고 무기중개 등을 하는 회사로 전자장비인 레이더와는 거리가 먼 회사라는 것이다. 오리콘 대공포의 레이더는 저고도로 침투하는 적기를 추적하는 핵심장비인데, N사는 단순기계장치인 발전기 조립체, 완충기 수리 등의 계약실적만 있었을 뿐 레이더 관련 납품이나 정비실적은 전무했다. 방위사업청 ‘물품 적격심사기준’에는 ‘성능, 품질 등에 있어 입찰대상 물품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인 것으로 최근 3년 이내 중앙 및 부대 정비실적이 있는 자’라는 조건이 있는데, 이 조건에 따르면 N사는 입찰 참가자격도 없다.
입찰 참가자격도 못 갖춘 N사가 어떻게 오리콘 대공포 레이더를 납품할 수 있었을까? 방위사업청은 2010년 10월 오리콘 대공포 레이더 외주정비 입찰 당시 긴급공고를 냈는데, 이때 물품 적격심사 적용사항에 해당품목인 레이더뿐만 아니라 관련성이 낮은 화포 및 화포발전기까지 포함시켰다. 그래서 N사는 1998~2004년의 ‘쏘면 두 동강이 나는’ 오리콘 대공포 몸통 납품실적과 2007년 발전기 조립체, 2009년 3월 완충기 수리실적을 제출하면서 입찰에 참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방위사업청은 2009년 5월 시행한 다른 2건의 정비계약 입찰에선 ‘계약목적물인 품목에 한한다’는 조건을 달았다고 한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생산․정비능력 등에 대한 현장평가를 거쳐 업체를 선정하기 때문에 비리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지만, 불량 포 몸통 사건을 봤을 때 ‘엄정한 현장평가’를 신뢰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 ‘군대리아’와 ‘롯데리아’가 맛이 다른 이유
2010년 군인복지재정은 일반회계 3조1014억 원과 복지기금 6908억 원 등 총 3조7922억 원인데, 일반회계 중 급식예산이 1조2947억 원으로 41.8%를 차지하고 있다.
<표1> 2010년 국방부 군인복지사업 예산현황
(단위: 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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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일반회계(3조1014억 원) |
군인복지기금(6908억 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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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비 |
피복비 |
관사 등 건립 |
의료비 등 기타 |
복지시설 운영비 |
전세금 등 대출 |
복지시설 확충 |
시설개보수 적립금 등 | |
|
금액 |
12,947 |
2,895 |
9,399 |
5,773 |
2,136 |
1,695 |
312 |
2,765 |
|
비율 |
41.8 |
9.3 |
30.3 |
18.6 |
30.9 |
24.5 |
4.5 |
40.1 |
2010년 장병 1인당 일 급식단가는 5650원으로 민간가구의 1인 일평균 식료품비 지출액 6420원의 88% 수준이다. 장병 1인당 급식단가의 경우 일괄 대량구매에 따른 할인효과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12% 차이는 심각한 격차는 아니라고 볼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장병 1인당 급식단가가 상승하고 있어 향후 격차는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의 예산으로도 집에서 어머니가 해주는 정성어린 밥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장병들에게 영양적으로나 양적으로 크게 부족하지 않은 급식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단, 제대로 된 급식납품을 받을 때에만 그럴 것이다.
<표2> 군 장병 일 기본급식 단가현황
(단위: 원, %)
|
구분 |
2007년 |
2008년 |
2009년 |
2010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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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급식단가 |
5,000 |
5,210 |
5,399 |
5,650 |
|
민간 대비 비율 |
84% |
85% |
87% |
88% |
|
민간 급식단가 |
5,964 |
6,143 |
6,205 |
6,450 |
육군 ‘급식운영규정’에 따르면, 생산감독을 할 때 고가원료를 사용하는 품목으로 저질원료 사용이 우려되는 품목은 상주 감독하고, 저질원료 사용이 의심되지 않는 품목은 불시 감독을 하며, 원․부재료 투입의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해 생산업체가 작성한 ‘보관창고 일일결산’을 확인하고, 생산감독에 관한 제반사항을 생산감독일지에 기록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저질급식 논란과 비리 의혹은 사라지지 않는다.
2009년 5월 25일 및 2010년 8월 10일 방위사업청이 강원도의 모 업체와 햄버거 주재료인 불고기 패티(햄버거를 만들 때 빵 사이에 넣는 고기) 38억 원어치의 납품계약을 맺었다. 방위사업청이 규정한 불고기 패티의 성분배합 기준은 명확하다. ‘국방규격 등 적용규격서’에 불고기 패티는 우육 57%, 돈육 24%, 빵가루 4.3%, 양파 4%, 대두단백 3%, 기타 7.7%로 만들도록 명시하고 있다. 앞서 설명한 대로 급식운영규정에 따르면, 생산공장을 방문하는 등의 생산감독 과정에서 원․부재료 투입현황을 체크하고, 재료 보관창고에 규정에 어긋나는 재료가 있어 급식재료 생산에 투입될 것으로 의심될 때에는 상주감독 등을 통해 원․부재료별 투입현황을 철저하게 확인․점검해야 한다.
하지만 육군 모 부대는 이 불고기 패티 납품업체에 대해 실제 재고량(전일 재고량, 당일 입출고량 등)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채 생산감독 다음날 업체가 실제 재고량과 무관하게 허위로 작성하여 제출한 원․부재료 투입현황을 적정한 것으로 인정해주었을 뿐 아니라, 냉장고에 있는 저질재료인 닭고기 보관사실을 확인한 이후에도 상주감독을 하지 않고 오히려 재고 파악 결과 닭고기가 없다고 생산감독일지를 사실과 다르게 작성한다. 이러한 규정에 어긋나는 조치로 인해 이 업체는 2010년 1월 12일부터 9월 3일까지 총 16회에 걸쳐 불고기 패티 납품계약서에 따른 정당한 투입비율을 어기고, 우육 투입비율은 23%에 불과하고 넣지 말아야 할 닭고기는 25%나 넣은 데다 빵가루를 규정(4.3%)의 3배인 13%나 투입한 저질 불고기 패티 3만2219kg을 아무 제재 없이 납품하고 부당이득을 챙길 수 있었다. 이 업체는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축산물의 성분을 허위로 표시할 수 없도록 한 ‘축산물 가공처리법’을 어기고 포장용지에는 계약조건대로 우육 등을 투입한 것으로 허위표시를 했다. 이렇게 해서 이 업체가 얻은 부당이득이 4천만 원에 가깝다.
군에서 급식으로 제공하는 햄버거를 일명 ‘군대리아’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햄버거 체인점인 ‘롯데리아’를 본딴 이름이다. 이 군대리아 맛이 왜 롯데리아 햄버거와 맛이 다른지 이 사건을 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다. 군대리아의 불고기 패티는 실은 ‘닭고기’ 패티였던 것이다.
- 저질 햄버거 패티 납품업체, 제재는커녕 또 계약 따내
자, 그럼 지난 일은 그렇다 치고, 진상이 밝혀지고 담당자 2명이 징계를 받는 등 시정조치가 내려졌으니 이제 장병들은 ‘정직한’ 불고기 패티를 먹을 수 있게 된 것일까? 늦게나마 그렇게 됐다면, 좀 찝찝하긴 하지만 ‘해피엔딩’으로 인정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일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려면, 정말 중요한 건 따로 있다. 닭고기 패티를 만든 그 업체가 그 후 어떻게 되었는지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감사원은 닭고기 패티 납품업체의 군 식자재 입찰 참가를 제한하도록 방위사업청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방위사업청은 2011년 4월 중순 해당업체를 ‘부정당업체’로 지정해 일정기간 식자재 입찰에 참가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다행히 해피엔딩……? 안타깝게도 답은 No다. 이 이야기엔 반전이 있다. 이 업체는 2011년 4월 말 법원에 부정당업체 지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 업체는 그 직후인 5월 말 방위사업청 계약관리본부가 주관한 김치와 어묵의 군납입찰에 참가해 공급자로 선정됐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법원이 해당업체가 낸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수용해 제재의 효력이 정지된 상황에서 다른 식자재품목에 응찰한 것은 규정상 문제가 없는 일이다. 도의적, 정서적으로 문제가 될 순 있지만, 적법한 절차를 거쳐 선정한 것이므로 어쩔 수 없다.’고 오히려 업체를 옹호했다고 한다. 계약조건과 판이한 물품, 그것도 사람의 먹거리를 허위 저질로 만들어 납품한 것이 단지 ‘도의적’으로 문제가 되는 데 그칠 일인지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군 외에 우리 사회 어느 분야에서도 그런 업체와 다시 납품계약을 체결하는 일을 용인할 리 없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인 판단이 아닐까?
군의 상식이 우리 사회의 보편적 상식과 괴리된 일은 이것만이 아니다. 2008년 2월 군 급식재료에서 생쥐머리로 추정되는 이물이 발견되고, 불과 한 달 후에는 칼날이 발견되는 등 군납 급식재료에서 이물질이 나온 사례가 연이어 발생한 적이 있다. 이에 같은 해 5월 26일 군 급식품에서 이물이 발견되었을 때, 식품의약품안전청에 통보하도록 하는 내용의 ‘군 급식품 안전관리대책 시행계획’이 마련되었다. 칼날이나 생쥐머리와 같은 이물질의 식품 유입은 자칫 인체에 치명적 위해를 가할 수도 있는 매우 심각한 사건이다. 더구나 이런 사건에서는 식약청 등 식품안전기관이 즉시 조사를 하지 못할 경우 이물 훼손 등으로 나중에는 원인 파악은 물론 사실 규명조차 어렵게 되고, 생산업체에 대해서도 적절한 제재·시정조치를 취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식약청에서는 식품위생법 제46조(2009년 8월 시행)에 따라 소비자로부터 이물이 발견되었다는 신고를 받은 식품생산업체는 24시간 이내에 관할 시․군․구에 보고하도록 하는 규정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군은 이 법 시행 후인 2010년 3월 5일부터 8월 31일까지 육군 각 부대로부터 13회에 걸쳐 곰팡이, 벌레 등 이물이 포함된 식품이 납품되었다는 신고를 받고도 이를 지자체에 보고하지 않고 은폐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물 발생이 드러날 경우 불이익을 받게 될 식품업자도 아닌 군이 왜 이런 행태를 보이는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이런 일이 특정시기에 국한된 극소수의 사건이 아니라 ‘일상다반사’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2008년 6월부터 2010년 8월까지 약 2년간 45개 업체의 군납 식재료에서 총 80회에 걸쳐 철심, 철수세미, 플라스틱못 등 인체에 위해가 될 수 있거나 개구리, 곰팡이, 담배꽁초 등 섭취하기에 부적합한 이물이 발견되었는데도, 그 사실을 식약청 등에 통보하지 않아 제대로 조사가 이뤄진 적도 없고, 해당업체들도 제재를 받지 않은 채 납품을 계속 하는 등 군납식품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고 있다. 군 장병들의 건강을 제대로 챙기지 못 하고 있는 것은 물론 이들 군납업체 중에는 민간에도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들도 있기 때문에 사회에도 대단한 민폐를 끼치고 있는 것이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오리콘 대공포 납품비리가 두 번이나 반복되고, 대공포의 레이더 부품에 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었는데도 ‘엄정한 생산․정비능력 등 현장평가를 거쳐 업체를 선정하기 때문에 비리는 없을 것’이라며 자신들을 믿어달라고만 한다. 정상적인 불고기 패티를 납품시키지 못해 장병들에게 닭고기 패티를 먹이고, 납품비리로 문제가 생겼던 업체와 다시 계약을 해놓고도 법적 절차에 하자 없다는 말만 반복하며, 군납식품에서 수시로 나오는 이물질로 군 장병의 건강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적절한 조치가 없다. 때문에 오늘도 국군 장병들은 ‘불굴의 군인정신’으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대포를 쏘고, 언제 먹거리에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칼날, 담배꽁초, 생쥐머리 등을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다. 과연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이 군납비리 재발을 막을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마저 들 지경이다. 현재와 같은 관리․감독 수준이라면 납품비리와 각종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재발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 아니겠는가. 우리 군이 나라를 잘 지킬 뿐 아니라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국방예산도 잘 지키리라고 믿고 싶지만…… 지금은 많이 부족하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