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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천군 주민소송 1심 원고 패소 판결에 대한 논평]
서천 주민소송 판결, 이해할 수 없다.
지난 1월 9일 대전지방법원이 서천군민들이 제기한 군수 업무추진비에 관한 주민소송 1심 판결을 내렸다. 결과는 주민들의 청구를 전부 기각하는 원고 패소였다.
소송을 제기한 서천군민들은 서천군수의 2004년도 및 2005년도 업무추진비 집행액 중 ▲ 지자체 예산편성기준의 현금 지출 30% 미만 규정을 초과한 24만 원, ▲ 2년간 65회에 걸쳐 현금 집행하고도 사용내역이 확인되지 않는 4,650만 원, ▲ 특정인과 수의계약하여 납품받고 누구에게 주었는지 알 수 없는 선물구입비 4,102만 원, ▲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기부행위에 해당하는 격려금, 전별금 등 3,370만 원 등 총 9,326만 원이 위법하게 집행되었으므로 군 재정에 반납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담당재판부는 ▲ 예산편성기준의 현금 지출 상한선을 넘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 기준은 행정 내부규칙일 뿐이므로 이를 어겼다 해서 위법하다고 판단할 수 없고, ▲ 현금 지출 시 집행내역이 확인되지 않는다 해서 다른 입증이 없는 한 위법한 지출이었다고 판단할 수 없고, ▲ 특정인과 수의계약한 것은 품질 등을 고려한 결정으로 볼 수 있으며, 선물 집행내역이 명확하지 않다 해서 위법한 지출이라 단정할 수 없고, ▲ 각종 격려금 등 지출도 군수로서의 업무와 관련 있는 공적 지출이라고 판단되므로 주민들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아울러 위 재판부는 선거운동 성격이 의심되는 각종 격려금 등에 관해 그러한 행위가 선거법 위반인지 여부는 주민소송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판단하여 선거법 위반 여부를 따지지 않고 주민들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우리는 이 판결을 논리상 결함이 있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잘못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주민소송에서 따지는 위법 여부와 선거법 위반 여부는 전혀 별개의 문제로서, 선거법 위반행위일지라도 주민소송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논리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군수의 금품제공행위가 선거법상 금지되는 기부행위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당해 업무추진비 지출행위가 주민소송에서 위법한 지출로 판단되고 그로 인해 서천군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으로 직위가 박탈되더라도 그처럼 선거법을 위반한 금품제공행위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말이나 다를 바 없다. 한쪽에서는 음성적인 금품제공행위를 엄하게 규제하여 형사처벌과 직위상실까지 시키는 엄격한 규제가 이루어짐에 반하여 업무추진비 사용 자체는 아무런 제한 없이 사용 가능하다는 것이 앞뒤가 맞는 얘기인가.
주민소송 관련법 어디에서도 다른 법률 위반행위는 별개 문제이므로 연관지어서는 안 된다거나 주민소송에서의 위법성 판단은 이러저러한 것들만 보고 해야 한다거나 하는 규정을 찾아볼 수 없으며, 그렇게 해석할 만한 소지도 없다고 판단된다. 더구나 본 소송에서 원고인 주민들은 선거법 위반을 군수의 업무추진비 집행이 ‘위법’하다는 중요한 근거 중 하나로 적극 제시하였다.
즉 선거법 위반 여부를 주민소송의 위법성 판단에서 배제해야 할 법률적 근거도 전혀 없고, 그렇게 판단할 합리적인 사유도 전혀 없음에도 위 재판부는 아무런 근거와 이유도 없이 선거법 위반일지라도 업무추진비 사용은 적법하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는 앞서(2007년 10월) 구의원들의 업무추진비, 해외출장비 등에 관해 ‘허물이 있으나 위법하다 볼 수는 없다’는 아리송한 논리로 원고인 주민들의 청구를 기각한 성북구 주민소송 1심 판결에서의 논리보다 더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다. 위 성북 주민소송 담당재판부조차 주민소송에서의 위법성 판단에서는 '실정법규 위반‘(헌법부터 조례와 규칙까지)은 물론 '법의 일반원칙 위반‘(재량범위 일탈 등)도 문제가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런 판결을 보고 어떻게 ‘봐주기식’ 판결이라는 비판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러한 판결이 계속되는 한 지방자치단체장이 업무추진비를 자신의 쌈지돈 쓰듯이 하는 행태는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성북구에 이어 서천군 주민소송에서도 이처럼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가 나온 데 대해 분노와 서글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힘들게 도입한 주민소송제가 과연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법원의 보수적 태도를 극복할 방안이 나오지 않는 한 더 이상 주민소송을 제기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지경이다.
우선 법원 스스로 이처럼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을 거듭하여 국민의 불신을 자초하지 않도록 보다 진지한 고민과 연구를 통한 판결을 내놓아야 한다. 또한 위법성 여부의 입증책임을 행정당국과 위법행위자에게 돌리는 법 개정 등 주민소송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도 시급히 필요하다. 끝.
2008년 1월 30일
『시 민 행 동』
공동대표 윤영진 지현 박헌권
예산감시위원장 김재훈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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